글동네

남한강 돌멩이by 펜끝 이천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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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강 깊은 곳에 아주 못생긴 돌멩이 하나가 살고 있었습니다. 돌멩이는 모양부터 볼품이 없었습니다. 한쪽은 삐죽 튀어나왔고, 다른 쪽은 움푹 패여 있었습니다. 표면은 거칠거칠했고, 군데군데 작은 금까지 나 있었습니다. 그 주변에는 매끈하고 반짝이는 돌들이 많았습니다. “야, 너는 돌이 왜 그렇게 생겼어?” “울퉁불퉁해서 굴러다니기도 힘들겠다.” “저런 모양을 누가 예쁘다고 하겠어?” 돌들은 깔깔거리며 웃었습니다. 돌멩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강물 속에 가만히 누워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았습니다. ‘나는 왜 이렇게 못났을까?’ ‘다른 돌들은 둥글고 매끈한데, 나는 왜 이렇게 거칠고 모난 걸까?’ 돌멩이는 자신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강물의 흐름이 갑자기 거세졌습니다. 콰르르르르! 거센 물살이 돌들을 휩쓸고 지나갔습니다. 돌멩이도 강물에 떠밀려 이리저리 굴러갔습니다. 쿵! 다른 돌과 부딪혔습니다. 쾅! 강바닥에 세게 부딪혔습니다. 데굴데굴데굴! 한참을 굴러가다가 모래밭에 처박히기도 했습니다. “아야!” 돌멩이는 너무나 아팠습니다.

하지만 강물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비가 많이 오는 날이면 거센 물살이 몰려왔고, 추운 겨울이면 얼음에 눌렸으며, 뜨거운 여름이면 햇볕에 달아올랐습니다. 수천 년, 수만 년, 그리고 수십만 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수많은 돌이 강물에 깎이고 서로 부딪혔습니다. 어떤 돌은 금이 가 산산조각이 났고, 어떤 돌은 흙 속에 묻혀 더 이상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습니다. “이제 그만하고 싶어.” “왜 나만 이렇게 힘든 거야?” “나는 더 이상 못 견디겠어.” 그렇게 수많은 돌이 긴 시간을 견디며 조금씩 변해 갔습니다.

하지만 그 못난 돌멩이는 여전히 강물 속에 있었습니다. 물살에 굴러가면서도 돌멩이는 가만히 생각했습니다. ‘왜 나는 이렇게 모가 났을까?’ 그때마다 강물은 튀어나온 부분을 쓸어 갔습니다. ‘왜 나는 이렇게 거칠까?’ 그러면 모래가 거친 표면을 문질렀습니다. 돌멩이는 아팠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자신의 모습을 그저 원망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모난 부분을 찬찬히 바라보았습니다. ‘아, 내가 너무 뾰족했구나.’ ‘이 부분은 조금 더 부드러워져야겠구나.’ ‘이 거친 부분도 조금씩 다듬어져야겠구나.’ 돌멩이는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깨닫고 조금씩 변해 가기 시작했습니다. 강물이 자신을 굴릴 때마다 원망하기보다 생각했습니다. ‘이 물살도 나를 다듬고 있구나.’ 다른 돌에 부딪힐 때마다 생각했습니다. ‘이 아픔도 나를 변화시키고 있구나.’
시간이 흐를수록 돌멩이의 모난 부분은 조금씩 사라졌습니다. 거칠었던 표면은 부드러워졌고, 삐죽 튀어나왔던 곳은 둥글게 깎였습니다. 움푹 패였던 곳도 오랜 세월 물과 모래에 다듬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주 오랜 시간이 흐른 어느 날, 남한강의 햇살이 물 위에서 반짝였습니다. 강물 속에 있던 돌멩이 하나가 햇빛을 받아 은은하게 빛났습니다. 매끄럽고 단단했으며, 둥글면서도 자연스러운 선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마침, 강가를 지나던 한 사람이 물속에서 그 돌을 발견했습니다. 그는 걸음을 멈추었습니다. “어?” 그리고 조심스럽게 돌을 집어 들었습니다. 한참 동안 돌을 바라보던 그는 감탄했습니다. “이런 돌은 정말 보기 드문데!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형상이다. 웅장한 산 같기도 하고, 아이 품은 엄마 모습 같기도 하고, 님 찾는 여인 같기도 하고, 하늘을 가진 독수리 모습 같기도 하다. 사람이 흉내 낼 수 없는 신의 작품이다! 참 귀한 돌이야.” 그 돌은 예전에 다른 돌들에게 놀림 받던 바로 그 돌멩이였습니다. 더 이상 옛날 못생긴 돌멩이가 아니었습니다.

돌멩이는 생각했습니다. 자신을 힘들게 했던 그 강물이 자신을 가장 아름다운 모습으로 만들어주었다는 것을요. 자신을 아프게 했던 수많은 부딪힘이 사실은 자신을 다듬어 주었다는 것을요.

남한강은 오늘도 흐르고 있습니다. 강물은 지금도 수많은 돌을 이리저리 굴리고 있습니다. 서로 부딪히고 깨지며 조금씩 다듬어지고 있습니다. 어쩌면 지금도 세상 어딘가에는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는 돌 하나가 있을지 모릅니다. 언젠가 가장 아름다운 돌이 될지도 모를 그런 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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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