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푼칼럼 by 봉국장

봉국장이 들려주는 세푼칼럼! '세푼'짜리 부족한 글 솜씨로나마..... '세'상의 언어로 '푼' 주일말씀을 써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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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긷고 밭 가는' 천년왕국

"천년 동안 내내 잔치만 하고 있으면 과연 재미있고 즐거울까요?"
"천국 세계의 즐거움을 우리가 몰라 그런것이지, 천년 내내 즐거울 것이다."

필자의 유년시절, 주일학교서 물었던것과 당시 교사께서 해 주셨던 답변입니다
답을 들었으되 정말 개운치 않고 '몰라서' 하는 소리 같다고 느꼈던 기억입니다.



물 긷고 밭 가는 일

'과연 천년동안 하는 혼인잔치란 어떤 모습일까?'

한 참이나 세월이 흐른 뒤 우연한 기회에 불교의 한 문장을 읽게 되었을 때 그 해답의 실마리를 찾은 듯 기뻤습니다.

'부처님 모시기 전 물 긷고 밭 갈며 부처님 모신 후 물 긷고 밭 간다.'
필자에게는 주일학교 교사의 답 보다 더 명확한 깨달음을 주는 문장이었습니다

문자 그대로의 진짜 혼인잔치(Ceremony)는 사실 '하루' 정도면 끝이 납니다.
이 때는 평소 입지 않던 드레스를 입고 평소와 다른 화장에 화려한 꽃가루도 맞으며 꽃 가마 타고 다니는 것입니다.

'님 만나기 전 물 긷고 밭 갈며 님 만난 후 물 긷고 밭 간다.'

혼례식 이 후부터는 말 그대로 (혼인한 사람의 삶으로) '살아 가야 합니다.'
밥도 지어 먹고 아들 딸 낳아 기르기도 해야합니다.
그야말로 물 긷고 밭 가는 일을 해야 합니다.

어쩌면 해야 할 일들이 더 늘어나는 것은 물론이고 이전보다 더 어려운 일들도 해 내야만 하는 것입니다.
"혼인잔치 했는데 왜 이리 힘들고 어렵나요?" 투정하면 안 되는 것입니다.
새로운 가문을 꾸려 명가(名家)로 일으켜 세우는 일이 결코 쉽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두 가지 지나친 일


연애는 쉽고 '결혼'은 어렵다
결혼이 쉽다해도 '사는것'은 어렵다
살되 '멋지게 사는거'는 정말 어렵다


이 때 철부지기 신부마냥 물 길으러 가는 길에 팡파르를 울리고 꽃을 뿌려 달라는 것은 지나친것입니다.
밭 갈이 가는 길에 꽃 가마 타고 가겠다면 지나친것입니다
여전히 혼인잔치 때 입었던 드레스를 입고 있겠다면 누가 봐도 지나친 것입니다.

그렇다고 이 전 물 긷고 밭 갈던 때와 전혀 다를 바 없이 산다면 이 역시 지나친 것입니다.
사랑하던 이와 혼인잔치를 했는데, 늘 같이 살고 있는데 이 전 처럼 한숨 쉬고 그늘 진 얼굴로 마치 노동자와 같이 그리 산다면 신랑에 대해 정말 지나친 것입니다.



천년 혼인잔치 역사

'재채기와 연애는 숨길 수 없다'는 말처럼 정말 사랑하는 자 만나 혼인잔치 했으니 이전과 똑 같이 물을 긷고 밭을 갈더라도 도저히 숨길 수 없는 입가의 미소가 떠나지 않아야 하는 것입니다
사랑해서 하는 것이니 재미있게 보람있게 좋아하며 신나서 멋~지게 해야 합니다.

굳이 신약 성경의 우물가의 여인을 떠 올리지 않더라도 이 전 긷던 물은 한숨 어린 물이었다면 혼인 한 지금은 사랑 담은 물이며,
이 전 갈던 밭은 눈물과 땀으로 얼룩 진 '근본 된 토지'였다면 이제 갈아야 하는 밭은 새 희망이 움트는 '복지'입니다.


심는대로 열매이며 행하는대로 보람이며 사랑하는대로 사랑을 얻는 역사.
이것이야말로 예언 된 천년 혼인잔치 역사의 실체에 더 가까운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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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19-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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